선율이와 나뭇잎 우체국
선율이는 요즘 편지 쓰는 걸 좋아해요. 유치원에서 친구에게 그림 편지를 써서 주고받는 게 재미있거든요. 오늘도 선율이는 마당에 나와 연두색 색연필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어요.
“안녕, 내 이름은 선율이야. 오늘은 기분이 좋아! 너도 기분 좋았으면 해.”
선율이는 편지를 다 쓰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어요.
“음… 이걸 누구한테 보내지?”
그때, 나뭇가지 위에서 바람이 스윽 불더니, 큰 나뭇잎 하나가 살랑살랑 떨어졌어요. 선율이는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어? 나뭇잎 우체부님이야?"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나뭇잎은 선율이 앞에서 빙그르르 돌다가 멈췄어요. 선율이는 조심스럽게 그 나뭇잎 위에 편지를 올렸어요.
“부탁해, 이 편지 꼭 행복한 친구에게 전해 줘!”
바람이 다시 불어오자, 나뭇잎은 편지를 싣고 하늘로 떠올랐어요. 선율이는 손을 흔들며 말했어요.
"잘 다녀와! 조심히 가!"
다음 날 아침, 선율이는 똑같은 장소에 또 편지를 하나 더 썼어요.
“어제도 고마웠어. 너는 어디서 왔니? 난 매일 여기서 기다릴게.”
그리고 또 다른 나뭇잎 위에 올려 보냈죠.
그런 날들이 며칠 계속됐어요. 선율이는 날마다 나뭇잎 우체부에게 편지를 보내며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어느 날,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마당에 앉아 있던 선율이 앞에 반짝이는 나뭇잎 하나가 스르륵 내려왔고, 그 위엔 작은 종이쪽지가 있었어요.
“안녕, 선율아. 나는 숲속의 작은 요정이야. 너의 편지를 다 읽었어. 정말 따뜻하고 예쁜 말들이었어. 너처럼 착한 아이는 처음이야. 고마워!”
선율이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진짜야? 진짜 요정이 내 편지를 받았어?"
기뻐서 방방 뛰던 선율이는 다시 편지를 꺼내 써 내려갔어요.
“요정 친구야, 또 답장해줘! 난 너랑 이야기하는 게 너무 좋아!”
이후로도 선율이와 요정은 나뭇잎 편지로 매일 인사를 주고받았어요. 선율이는 친구가 멀리 있어도, 마음을 나누면 가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어느 날, 요정은 마지막 편지를 남겼어요.
“선율아, 이젠 나도 바빠서 매일은 못 올 것 같아. 하지만 너의 따뜻한 마음은 항상 기억할게. 나뭇잎이 바람을 타고 날 때마다, 내가 웃고 있다는 걸 기억해줘.”
선율이는 조용히 웃었어요.
"응, 나도 언제나 너 생각할게. 고마워, 나뭇잎 우체국."
그날 이후 선율이는 가끔 나뭇잎을 보면 조용히 인사해요.
“안녕, 요정 친구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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